엄마가 일어버린것들1탄 : 환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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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아영(한국커리어코칭센타 대표/부산경상대학교 겸임교수/남서울대학교 코칭학 박사)
모처럼 여윳돈이 생겼다. 큰마음 먹고 눈 여겨 보던 원피스가 있어 백화점을 향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매장을 들어서는데 종업원이 힐끗 쳐다본 후 못본척하며 계산대 화면만 바라보고 있다. 그러려니 하고 시선을 돌려 내가 찾던 옷을 발견하려는 순간 다른 한 손님이 매장에 발을 디딘다. 그 순간 나를 맞이할 때와는 달리 종업원이 빠른 걸음으로 고객에게 다가가 천사 같은 웃음으로 "사모님, 오랜만에 오셨네요. 어쩜 점점 더 젊어지세요? 혹시 찾으시는 스타일이 있으세요?" 하며 접근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기분이 묘해진다. 자연스럽게 내 행색을 거울에 비춰 보게 된다. 화를 내기엔 내가 속 좁아 보이고 그렇다고아무렇지 않게 대하기엔 이미 내 얼굴은 이미 발갛게 변했다. 소심하게 종업원을 힐끔 쳐다보고 매장을 나와버렸다.
며칠을 사고 싶어 고민하던 옷임에도 그냥 나온 이유는 될까? 그저 기분이 나빠서다. 무시당한 기분, 그런 대우를 받으며 내 돈을 쓸 이유가 없다는 생각.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특별한 대우를 받고 싶고, 늘 환영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신혼 초 남편이 출근할 때 "여보, 잘
다녀오세요” 하며 상냥하게 배웅하고, 퇴근할 때는 버선발로 뛰어나가 목을 끌어당기며 환영해 주던 때가 있었다. 또 자녀를 학교에 입하시키고 노심초사 기다리다 돌아오는 발걸음 소리에 뛰쳐나가 "우리 강아지 학교 잘 다녀왔어?" 하고 와락 안아 주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어느덧 그것도 흔한 일상이 되어 가족 중 누군가가 들어 오든 나가든 과거 격하게 반겨주고 환영해 주며 관심을 주고받던 호의적 모습은 찾을 수 없고 얼마 전 나를 맞이했던 백화점 직원과 같은 모습으로 변해가는 일상을 발견하게 된다.
가족은 그 어떤 VIP고객 보다 소중한 사람이고 누구보다 특별하게 대해주고 환영받아야 할 사람들이다. 또 매일 보는 사람이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반겨야 한다. 거기에서부터 작은 변화가 시작된다. 가족으로부터 무 조건적인 관심과 인정, 수용, 환영을 받는 이들은 정서적으로 건강할 수 밖에 없다. 또 건강한 정서는 타인으로부터 거부를 당하거나 상처를 받아도 건강한 정서 덕에 유연한 태도로 건강하게 감정 관리를 할 수 있다.
오늘부터라도 가족이 귀가하면 하던 일을 멈추고 가까이 다가가 활짝 웃으며 인사를 나눠 보자. 딱딱한 돌에다 바늘을 꽂으려 하면 휘어지거나 부러진다.
자녀와 자연스러운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말랑말랑한 고무공처럼 작은 일상에서의 움직임이 필요할 것이다.
성찰질문 1 : 여러분은 가족이 집에 들어오면 어떻게 맞이하고 있나요?
성찰질문 2 : 나의 VIP고객을 맞이 하듯 가족을 맞이한다면 가정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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