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공감으로부터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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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2-01-24 00:21 14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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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수 (한국코치그룹 마중물(협) 이사)

학생들 코칭을 하다보면 가슴에 오래도록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작년에 만난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은 ‘선생님이 제 이야기를 들어 주셨습니다.’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집에서 함께 있는 부모님, 학교에서 같이 활동하는 친구와 선생님 등이 자기 이야기를 진정으로 들어주지 않는답니다. 그래서 살짝 슬프기도 하답니다.
올해 만난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은 ‘선생님께 자퇴를 하고 싶다는 말을 하니 후련합니다.’라는 말이 진하게 남아 있습니다. ‘네가 말하는 자퇴란 무엇이니?’라는 질문에, ‘자기 혼자서 천천히 공부하고 싶어요. 지금 학교에서는 진도가 너무 빨리 나가서 공부 따라가기가 너무 힘들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보다 깊은 자기 내면에서 올라오는 마음과 감정을 나타내줬습니다.
이런 이야기와 달리 저에게는 제 첫째 아이를 가슴 아프게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학교생활 적응과 관련해서 아이와 갈등이 있었는데, 아이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아이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아이는 ‘제 이야기 들어 주세요. 저는 요즘 이런 마음이에요.’라고 외치고 있었지만, 저는 보지 못했습니다. 마음 한 구석에서 우울함으로 남아 있어요.
제 아이가 아닌 학생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마음을 그들의 시각으로 봐주니, 그들은 마음에서 행복을 누렸다고 합니다. 정작 제 아이에게는 ‘나의 마음’으로 ‘아이의 마음’을 봤던 것입니다.
‘자녀를 잘 본다는 것’은 뭘까요? 부모들 대부분은 부모의 생각과 기대로 보는 것이 아닐까요?
‘잘 본다는 것’은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아닐까요? ‘아이를 잘 본다’는 것은 부모의 지식과 경험으로 아이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토대로 제대로 본다는 것입니다. 부모의 조급함, 짜증, 분노 등을 통해 아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입장에서 마음을 살피고 공감하며 본다는 것입니다.
공감이란 상대방의 경험, 감정, 사고, 신념 등을 상대의 기준에서, 상대방의 마음으로 듣고 이해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를 감정이입적 이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요즘 세상은 상대방 말의 내용을, 표현된 언어의 의미를 넘어서, 그 말에 포함된 감정적 의미까지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즉, 상대방의 말에 포함되어 있는 정서, 동기, 갈등, 고통 등을 이해하는 공감적 이해에 많은 관심이 가고 있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오로지 말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급한 마음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논리 있게 상대를 제압하고 이기는 것이 대화를 잘하는 능력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잠시 말을 멈추고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어쩌면 눈을 뜨고도 보지 못했던 것들이 마음으로 보일지 모릅니다. 아이가 바라보는 것을 같이 바라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네가 있어 나도 이렇게 행복하단다”라고 말해 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사진작가 조선희님은 "사진을 찍는 그 순간에 피사체를 진심으로 사랑해야 좋은 사진이 나와요."라는 말을 했습니다.  "제가 사진을 찍을 때, 눈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요. 눈에는 굉장히 많은 이야기가 있는 것 같아요. 피사체의 눈빛에 따라 사진의 분위기가 좌우되죠. 또 항상 진심을 담으려고 해요. 피사체에 몰입이 안 될 때가 있어요. 그러면 좋은 사진이 한 장도 안 나와요. 그 순간만이라도 피사체를 진심으로 사랑해야 좋은 사진이 나오거든요."


성찰 질문
- 나에게서 아이를 잘 보는 것, 제대로 보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 오늘 아이를 보는 ‘내 마음'은 어떠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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