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거기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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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모교육학회
2024-05-03 15:42 7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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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거기까지만....


김미양(남서울대학원 코칭학과 박사과정)


  최근에 코칭을 받기 시작한 코치이가 자녀에게 자주 듣는 말이다. 이 분은 기질적으로도 사회적 민감성이 높으며, 유대감이 높은 성격으로 성장했다. 부모님 중 한 분이 매우 요구적인 분이셨고, 본인은 부모님의 요구에 부응하는 적응적 반응을 보이려고 애를 쓰면서 컸다.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타인의 시선에 초점을 맞추는 데 익숙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본인의 욕구를 무시하거나 회피하면서 오는 삶의 불만족이 있다. 또 한편으로는 자신의 욕구를 자녀에게 투사하여 자신과 자녀를 동일시하고, 자녀를 통해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려는 양육 태도를 가지고 있다. 외부에서 볼때는 반듯하고, 도덕적이며 사회 적응적인 사고와 행동을 자녀에게 요구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정작 자녀의 입장에서는 엄마의 과도한 요구를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였고, 그럼으로써 발생하는 갈등으로 서로가 힘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코치이는 타인과의 유대감. 관계성을 중요시 하다보니 그러한 갈등이 심리적으로는 매우 불편하기 마련이고, 이것이 신체화 증상으로 발현되었다. 이것이 그분으로 하여금 코칭을 받게 된 계기이다. 이 분은 진심으로 자녀와의 관계를 통해 행복과 만족을 얻기 원하고, 자신이 달라지기를 원하고 있다. 이 분을 어떻게 도와드려야 될까? 물론 해답은 그 스스로 가지고 계신다. 그 해답 중 통찰에 이르게 된 말이 자녀의 입버릇같은 말. 바로, ‘엄마 거기까지만’ 이다. 

  우리는 엄마로서 염려와 걱정이 많다. 아이가 잘 자라기 바라고 이왕이면 남 보다 훌륭한 사람으로 자라기 바란다. 성숙한 사고능력, 안정적인 정서, 적응적인 행동과 원만한 대인관계, 그리고 사회적 능력까지 무엇 하나 빠지지 않길 바란다. 물론 이것은 모든 엄마들의 희망사항이다. 때로는 자신의 결핍이 투사된 소망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염려를 담아 당부를 한다. 당부를 하는 김에 부탁도 한 스푼 보탠다. 그래도 맘이 안 놓여 사족을 붙인다. 이쯤되면 잔소리다. 한 마디만 해도 되지만, 두 마디 세 마디 엿가락 같이 늘린다. 듣는 아이들의 반응이 시큰둥하면 혹여 못 들었나? 신신당부 한것을 잊어버릴까 기우를 보태어 목소리 톤이 드세진다. 그 지경에 이르면 아이들의 반응은 신경질적이 된다. ‘엄마! 아~~ 쫌~~’ 

  잔소리를 먹고 자라는 아이들은 없다.  그래 거기까지만 하자. 한 마디 까지만 하자, 두 마디 이상 나오려고 하면 꿀꺽 삼켜버리자. 어쩌면 그 한마디 조차 필요 없을 지도 모른다. 그저 뒤에서 응원의 눈빛으로 바라봐 주기만 해도 충분하지 않는가? 아이들은 독립적인 존재이다. 아이들은 내면에 엄청난 무한 자원을 가진 존재들이다. 코칭의 철학을 담아 그들은 바라만 주자. 제발 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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